“하드웨어 설계는 단순히 도면을 그리는 작업이 아닙니다. 목표로 하는 로봇의 성능을 현실의 제품으로 온전히 구현해내는 엔지니어링의 영역이죠.😀”
로봇공학의 최전선에서 제품의 기초를 다지고, 다양한 파트의 동료들과 치열하게 조율해 나가는 강봉기 수석님을 만났습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로봇 엔지니어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직무의 본질과 필요한 역량에 대해 담백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로봇 설계자를 꿈꾸는 분들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수석님의 하루 일과나 프로젝트 주기를 곁들여 설명해 주세요
흔히 하드웨어 설계라고 하면 CAD 프로그램으로 부품을 그리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본질은 제품이 요구하는 목표 성능을 실제 로봇으로 구현해내는 엔지니어링 직무에 가깝습니다."이 로봇이 몇 kg의 가반하중을 버텨야 하는지, 작업 반경과 속도, 정밀도, 안전성은 어느 수준이어야 하는지"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관절과 링크를 최적으로 배치하고, 모터·감속기·엔코더 같은 핵심 부품을 선정하며, 강성과 중량, 방열등 다양한 요소들을 검토합니다.
업무 프로세스는 목표 사양 정의 → 기구적 Topology 검토 → 주요 부품 선정 → 해석 및 시뮬레이션 → 기구 설계 → 시제품 제작 → 시험 평가 → 설계 개선의 흐름을 반복하는데요, 프로젝트가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매일 일정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어요. 결국 로봇의 뼈대와 움직임을 설계하여 하나의 완성된 제품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매력적인 직무입니다.
Q. 로봇 HW는 기구, 회로, 제어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분야입니다. 설계자에게 실제로 필요한 '융합 역량'은 무엇인가요?모든 분야를 직접 설계하고 다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로 설계나 제어 알고리즘은 그 분야의 전문가인 동료들이 담당해서 맡고 있어요.HW 설계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나의 기구적 결정이 다른 파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예측하고, 그 지점에서 동료들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기구 설계 단계에서의 결정 하나가 회로나 제어 파트가 확보할 수 있는 성능을 정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내 영역에서만 최선으로 보이는 선택이 전체 시스템 관점에서는 최적이 아닐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융합 역량'은 여러 분야를 얕게 아는 것보다, 자기 전공(기계)을 축으로 삼아 인접 분야와 맞닿는 경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협동로봇은 가벼우면서도 강해야 하고, 인간과 협업하므로 '안전(Safety)'이 최우선입니다. 설계를 하실 때 가장 신경 쓰시는 엔지니어링적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협동로봇 개발은 수많은 상충관계(Trade-off) 속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하나를 최대로 끌어올리면 반드시 다른 항목이 희생되기 때문에, 각 항목을 어디까지 확보해야 하는지를 먼저 정의하고 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구간을 찾아갑니다. 기준은 개별 항목의 최대치가 아니라 제품이 요구하는 수준입니다.
다만 '안전'은 예외적으로 다른 성능과 맞바꿀 대상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먼저 확보해야 하는 전제조건 입니다. 안전 요구를 충족한 범위 안에서 나머지 성능의 균형을 찾아가야 해요.
Q. 어떤 동료와 함께 일해보고 싶으신가요?
저는 진취적인 사람과 함께 일을 하고 싶어요. 로봇 설계는 어려운 문제가 자주 생기기 때문에, 스스로 새로운 내용을 찾아 실제 업무에 적용해 보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또 부품 형상 하나를 바꾸더라도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하며, 자기 일이 전체 시스템에 주는 영향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실패를 숨기지 않고 원인을 분석해 공유하는 진실한 태도, 다른 분야의 관점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는 협업 능력까지 갖춘 분이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Q. 타 부서와 의견을 조율하고 소통하실 때 발휘하시는 수석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부서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 차이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저는 의견이 대립할 때 어느 한쪽의 주장이 맞는지를 먼저 따지기보다, 각 부서가 왜 그런 의견을 냈는지 배경과 맥락부터 이해하려고 합니다. 단순히 주장을 반복하는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제품이 요구하는 성능을 기준으로 어디까지 조정할 수 있고, 어디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지'를 함께 정리하는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이에요. 특별한 기술이라기보다, 타 부서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열린 태도가 협업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수석님께서는 설계부문의 면접관으로도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알고 있어요. 면접에서는 주로 지원자의 어떤 역량을 중점적으로 보시는지 합격팁이 궁금합니다.
면접에서는 로봇 기구 설계의 기본 지식을 정확히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지식을 실제 설계 문제에 적용해 본 경험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합니다.그 과정에서 본인이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고, 어떤 문제를 발견했으며, 어떤 기준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내렸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석사 지원자 분들은 연구를 어떤 방법으로 수행하여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그 과정을 조금 더 비중 있게 보게 되는데요, 연구 주제는 구동 모듈 설계/감속기 특성 분석/링크 경량화처럼 로봇 HW와 같은 주제가 현업과 많이 가깝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다만 전력전자나 제어계측을 연구하셨더라도 하드웨어적 관점과 연결해 설명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강점이 됩니다.
Q. 기본기가 탄탄한 지원자에 대해 강조하셨는데, 기본기가 탄탄할 경우 어떤 특징이 있나요?
결과물이 화려한 포트폴리오보다, '읽고 나서 이 사람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가 명확히 보이는 포트폴리오에 눈길이 갑니다.
첫째는 설계의 근거가 명확한 경우입니다. 초기 요구사항과 검토한 대안, 최종안을 선택한 이유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면 CAD 이미지만 나열한 포트폴리오 보다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둘째는 숫자입니다. 무게를 몇 kg에서 몇 kg으로 줄었고, 실험 당시의 강성과 실측값은 어땠는지가 함께 있으면 신뢰가 되죠.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더라도, 그 원인을 추적하고 분석한 과정이 녹아있다면 더 관심있게 포트폴리오를 읽게 됩니다.
셋째는 실제로 만들어 본 경험입니다. 가공·조립과정에서 직접 문제를 겪고 수정한 경험은 실무와도 유사하기 때문에 눈여겨보게 됩니다.
Q. 마지막으로 글로벌 로봇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지원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로봇 산업은 기계, 전자, 제어,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융합되며 발전하는 분야입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많은 만큼, 새로운 엔지니어들이 도전하고 성장할 기회도 무궁무진합니다.자신의 전공과 경험을 축으로 전문성을 단단히 쌓고, 부족한 부분은 동료와 협업하며 채워나가시기를 바랍니다. 학교나 일상에서 작은 프로젝트라도 좋으니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여 결과를 확인하는 경험을 꼭 해보세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진짜 문제 해결 능력이 길러집니다.
조만간 개발 현장에서 함께 로봇을 만드는 든든한 동료로 만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전공분야에서의 단단한 중심축을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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